현대·기아차 등에 업은 中 배터리 '투자 드라이브'

-EVE에너지 배터리 공장·연구센터 건립 등에 6000억 쏟아
-올 1분기 글로벌 배터리 시장점유율 '톱 5' 중 3곳 중국

 

현대·기아차로부터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따낸 중국 EVE에너지가 6000억원이 넘는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CATL과 BYD 등도 설비 투자를 추진하며 생산능력을 확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으로 수주 물량을 늘려 실탄을 확보한 현지 업체들이 투자에 매진하며 LG화학과 삼성SDI 등 국내 업계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000억 투자계획 발표…"현대·기아차 수요 대응"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EVE에너지는 중국 선전증권거래소에 배터리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중국 내 배터리 생산량을 확대하고자 약 35억 위안(약 6007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우선 중국 후이저우 중카이 첨단기술지구에 30억 위안(약 5146억원)을 쏟아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연간 생산량은 5.8GWh 규모로 완공까지 약 3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공장 건설을 위해 조만간 후이저우 중카이 첨단기술지구 관리위원회와 투자 협정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또 배터리 연구센터 건설에 1억 위안(약 171억원) 이상 투자한다. 소프트 팩 리튬 배터리와 배터리 모듈 등을 연구한다.

 

EVE에너지는 이번 투자로 현대·기아차의 배터리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 이 회사는 올 초 현대·기아차와 6년간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 공급량은 13.48GWh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EVE에너지는 이미 다임러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1.5GWh 규모 파우치형 삼원계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하기도 했다.

 

류진청(Liu Jincheng) EVE에너지 회장은 현지 언론을 통해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1억 위안이 넘게 투자된 연구센터를 국가의 핵심 연구 기지로 발전시키고 세계 최고의 배터리 생산 기지를 만들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CATL·BYD 배터리 투자 '광폭행보'

 

배터리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는 건 EVE에너지만이 아니다. CATL은 독일 에르푸르트에 2025년까지 연간 100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차세대 배터리인 NCM811 대량 양산에도 돌입했다. NCM811은 배터리 원자재인 니켈과 코발트, 망간의 비중이 8대 1대 1이라는 의미다. 현재 시장에서 많이 쓰이는 'NCM523' 'NCM622' 보다 니켈 함량이 많아 에너지 밀도가 높다. 한 번 충전으로 더 많은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으나 안전성이 떨어져 고난도 기술력이 요구된다.

 

BYD는 지난 2월 말 중국 남서부 충칭시에 위치한 기가팩토리 공사를 시작했다. 100억 위안(약 1조6700억원)을 투자해 연간 20GWh 배터리 생산 기지로 만든다. 생산 라인 8개가 공장에 들어가고 완공 시기는 2020년이다.

 

이처럼 중국이 배터리 굴기를 가속화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부의 지원이 있다. 중국 정부는 현지 업체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주는 방식으로 자국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반대로 한국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는 2016년 1월부터 보조금에 연이어 탈락했다. 보조금 대상이 아닌 전기차는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사실상 판매가 어렵다.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회사와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LG화학의 주요 고객사였던 현대차는 EVE에너지 뿐 아니라 CATL과도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CATL의 배터리는 중국에서 판매되는 쏘나타 PHEV에 탑재됐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폭스바겐 등도 중국 합작 공장을 통해 CATL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다. CATL은 지난해 BMW와 1조5000억원 규모의 수주 계약도 따냈다.

 

올 1분기 전 세계 배터리 시장점유율 '톱 5'에는 중국 업체만 세 곳이 포함됐다. CATL은 23.8%로 1위에 올랐고 BYD(15.3%)는 3위, AESC(4.4%)는 5위였다.


배너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