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시간 4시간30분…'블루보틀' 어떻게 그들을 줄 세웠나

 

지난 12일 미국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블루보틀이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한국 1호 매장을 열었다. 사람들이 새벽 3~4시부터 줄을 서면서 가게 일대는 온 종일 장사진을 이뤘다.

 

이날 대기 시간은 평균 4시간 30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서울~부산을 차로 이동할 수 있는 시간을 기다린 셈이다. 그래도 사람들은 기다렸다가 마셨다.

 

◇모두 외면했던 '창업 철학'이 시대를 만나다

 

블루보틀은 프리랜서 클라리넷 연주자이자 커피광이었던 제임스 프리먼이 200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작은 창고에서 직접 원두를 볶으면서 시작됐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 즐기고 싶었던 창업자는 한 번에 5파운드씩만 로스팅해 최상의 커피를 만들어냈다. 지금도 로스팅한 지 48시간 이내의 원두만을 고집하고 있다.

 

17년 동안 이어진 블루보틀의 고집은 새로운 커피 문화와 맞물려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다.

 

커피믹스 시대를 지나 에스프레소 머신을 이용한 프랜차이즈 커피에 지친 대중이 ‘스페셜리티 커피’를 찾으면서 로스팅 및 추출 전 과정에 차별성을 가진 블루보틀에 주목한 것이다.

 

세계적인 식품기업 네슬레가 2017년 블루보틀 지분 68% 인수하며 지불한 금액은 약 5억 달러였고, 기업 가치 평가액은 7억 달러에 달했다.

 

당시 블루보틀의 매장 수는 50곳에 불과했다. 2만5000개에 달하는 스타벅스 500분의 1수준이다. 현재도 매장 수는 크게 늘지 않고 미국(57개), 일본(11개)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업의 본질에 충실하다 : 최고의 한 잔

 

네슬레 외에도 블루보틀의 투자자 명단은 화려하다.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의 공동 창업자는 물론 구글 벤처, 우버 등 혁신적인 실리콘밸리 투자자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들이 주목한 것 창업자의 커피 맛에 대한 완벽주의와 세밀함이다. 실리콘벨리 IT 창업자들이 공통적으로 보여줬던 품질에 대한 병적인 집착을 블루보틀에서 보았다.

 

실제로 블루보틀은 초기에 메뉴를 단순화해 초기에는 6가지 메뉴로 시작했고 품질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커피를 추출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을 고려한 전략이다.

 

최고의 커피 맛을 실현하기 위해 2007년부터 일본의 커피기구와 추출 기법을 도입하는 한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손을 잡고 드리퍼와 필터 등을 자체 개발했다.

 

매장에서는 48시간 이내에 로스팅한 원두만을 사용한다. 주메뉴인 드립커피는 한 잔 만드는 데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만, 회전율을 포기하고 수제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브랜드 정체성이 상품 가치를 만든다

 

블루보틀은 커피 맛뿐 아니라 매장 인테리어와 로고 등도 화제다.

 

창업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블루보틀 매장은 ‘시선을 거스르는 오브제가 없고, 미니멀한 가구를 사용해 고객이 제품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블루보틀은 전 매장에서 'No WiFi·No PC'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온전히 커피 본연의 맛을 즐기라는 의도다.

 

테이블 높이를 낮춰, 바리스타가 고객을 보면서 핸드드립 커피를 내리는 동안 커피의 맛과 제조방법에 대해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했다.

 

매장뿐 아니라 온라인 사이트, 제품 패키지에서도 고급스럽지만, 미니멀한 브랜드 정체성이 그대로 적용되돼 일관된 소비자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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